직장인이 본 윤석열 정부 1년 노동정책은 43점..."노동자에게 가혹"

입력
2023.05.07 16:34
수정
2023.05.08 11: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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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임금 감소에 주머니 쪼그라들어
노동자보다 사용자에 관대하다 인식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씨의 빈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씨의 빈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을 앞두고 직장인들은 윤 정부의 노동정책에 평균 42.8점을 줬다.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졌고, 노동자에게 가혹한 정권이라는 평가가 우세해 100점 만점에 절반도 안 되는 박한 점수가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사무금융우분투재단과 함께 지난 3월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현 정부의 노동·일자리 정책에 대한 평균 점수가 42.8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점수대별 응답률은 △0~20점 27.3% △21~40점 15.9% △41~60점 33.6% △ 61~80점 18.4% △81~100점 4.8%였다. 응답자의 76.8%는 60점 미만의 점수를 줬다.

낮은 점수는 실질임금 감소에 대한 불만과 무관하지 않았다. 물가 인상으로 사실상 임금이 줄었다는 데에 90.8%가 동의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9.2%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과 화물연대·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파업 국면에서 보인 강경한 태도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노동자보다 사용자 편에 섰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노사관계 대응을 묻는 질문에 '사용자에게 관대하고 노동자에게 가혹하다'는 응답은 50.5%로 절반을 넘었다.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공정하다'는 23.5%, '사용자에게 가혹하고 노동자에 관대하다'는 7%에 그쳤다.

A씨는 직장갑질119를 통해 "현 정부는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고 사용자랑 합의해 더 일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하지만, 어떤 비정규직 근로자가 (사용자와) 합의할 수 있겠느냐"며 "사용자들이 부려먹고 마음대로 할 것이다. 이래서 중소기업은 취업하지도 말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직장인들의 평가는 F학점"이라면서 "지금이라도 포괄임금제 금지 및 출퇴근기록 의무화를 통한 공짜야근 근절,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생활고 해결 등 직장인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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