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쿼드 정상회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강조

입력
2023.05.21 08:55
수정
2023.05.21 17:23
17면

'G7’ 미·일과 ‘기시다 초청’ 인도·호주, 한자리에
"무력·강압에 강력히 반대"...중·러 겨냥한 비판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 정상들이 20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국 국기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59) 호주 총리, 조 바이든(79)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64)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71) 인도 총리. 도쿄=AFP 연합뉴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 정상들이 20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국 국기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59) 호주 총리, 조 바이든(79)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64)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71) 인도 총리.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히로시마에서 20일 밤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가 마무리됐다. 각국 정상들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협의체의 비전을 강조했으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의사를 재확인했다.

당초 쿼드 정상회의는 오는 24일 호주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문제로 방문을 취소하면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된 히로시마에서 이날 진행됐다. G7 회원국인 미국과 일본 외에, 인도(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호주(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의 정상들은 올해 의장국을 맡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초청함에 따라 G7 정상회의에 자리했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기시다 총리를 비롯한 쿼드 정상들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쿼드는 자유롭고 열린,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구상을 추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쿼드 참가국이 공유하는 비전으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정상들은 주권과 영토보전의 원칙,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지배하는 국가도, 지배받는 국가도 없는 지역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거나 현상을 무력이나 강압으로 바꾸려 하는 일방적인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나아가 북한의 반복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쿼드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의제에 올라 비중 있게 논의됐다. 다만 미국·일본·호주와 달리, 러시아와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는 온도차가 있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부문에선 ‘쿼드 투자자 네트워크’의 출범도 논의됐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학 등 핵심기술 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을 이어 주는 참가국 간 연결망을 뜻한다. 이외에도 핵심·신흥기술 표준 개발과 관련한 쿼드만의 원칙도 발표됐다.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날 정상들은 태평양 도서국인 팔라우에 오픈랜(Open-RAN·개방형 무선접속망) 통신망을 만들고, 인도·태평양의 해저 케이블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기존처럼 중국의 통신·해저 케이블 업체에 의존할 경우 안보 기밀이 유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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