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독립군 흉상 철거 논란에 "이종섭 국방장관 퇴진해야"

입력
2023.08.27 20:51
수정
2023.08.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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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운암 김성숙 학술심포지엄'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운암 김성숙 학술심포지엄'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이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군 5인(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의 흉상 철거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회장은 27일 이 장관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국방부에서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의 공산당 활동 이력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선 "홍 장군은 (일제강점기 때) 연해주에서 무장투쟁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편의상 소련공산당에 가담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김일성을 무장독립투쟁 최고 수반으로 선전해왔기 때문에 그보다 위대한 홍 장군 유해 봉환을 방해하기도 했다"며 "홍 장군을 새삼스레 공산주의자로 몰아 흉상을 철거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백선엽 장군에 대해선 "한국전쟁에서 쌓은 공훈은 평가절하하지 않고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 장군이나 그런 류의 장군의 흉상으로 대치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백 장군은 당초 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 애국적인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일제에 충성하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선택한 것"이라며 "(5인과) 급수 자체가 다르다.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조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흉상 철거와 관련해선 "나 개인의 사정을 귀하에게 의존하고 싶지 않다"며 "정 필요가 없으면 흉상을 파손해 없애주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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