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추가기소 임박… 박근혜 잡은 '경제공동체' 관건

입력
2023.10.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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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퇴직금 가장해 김만배 뇌물 받은 혐의
김만배 일당 조력·경제공동체 성립 여부 주목
곽상도 전면 부인... "아들 어찌 살았는지 몰라"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최주연 기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최주연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아들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추가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곽 전 의원 부자를 경제적 공동체(이익을 공유하는 관계)로 보고 반년간 수사를 이어 온 검찰은 조만간 두 사람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강백신)는 25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곽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2015년 대장동 사업 공모 당시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아주는 대가로, 곽 전 의원이 아들 병채씨 퇴직금 명목의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수수한 것으로 본다. 곽 전 의원 부자가 공모해 퇴직금과 상여금 등으로 가장해 뇌물을 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2월 곽 전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병채씨가 받은 성과급에 대해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면서도, 검찰의 입증 부족을 지적하며 핵심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다.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병채씨와 곽 전 의원을 경제적 공동체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또 배경으로 전제된 '하나은행 이탈 위기'도 실제로 있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검찰은 이후 병채씨를 곽 전 의원의 뇌물수수 공범으로 입건하고, 뇌물을 정상적인 돈으로 가장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이들 부자에게 추가 적용해 보강 수사했다. 올 4월엔 호반건설·산업은행 등을 압수수색해 하나은행 측에 건네진 컨소시엄 합류 제안 문건을 확보했고, 병채씨와 대장동 관계자 등을 수 차례 불러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①곽 전 의원이 대장동 일당의 도움 요청에 응했고 ②아들의 화천대유 입사 후에도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취업 후) 아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른다"거나 "한두 차례 지원을 주고받았다고 경제 공동체인가"라며, 검찰이 경제적 공동체 개념으로 뇌물죄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들 병채씨가 곽 전 의원 아내 명의 카드를 사용하거나 부부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 역시 부인했다.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묻는 질문엔 "검찰이 2년 째 조사하고 있지만 저와 관련된 자료는 아무것도 없고, 저와는 무관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진술 및 자료 등 분석을 마치는 대로 추가 기소하고, 12월 중순 시작될 항소심 재판에 병합 신청을 할 계획이다.

경제적 공동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인정된 개념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가 서로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뇌물죄의 공범)에 있다는 이유로, 최씨에게 간 돈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로 인정됐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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