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유조선 피격 화재, 미 군함엔 미사일 발사... 공격 안 멈추는 후티

입력
2024.01.27 10:28
수정
2024.01.2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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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유조선에 미사일 쐈다" 확인
우현 탱크서 불... 인명피해는 없어
미군 구축함 겨눈 미사일도 격추돼
미·영, 이튿날 예멘 항구 2회 공습

26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친이란 반군 후티의 지지자들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고 미국 주도의 예멘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나=AP 연합뉴스

26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친이란 반군 후티의 지지자들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고 미국 주도의 예멘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나=AP 연합뉴스

홍해와 이어지는 아덴만에서 예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의 서방 선박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유조선이 후티 미사일에 맞아 화재 피해를 입는가 하면, 미국 해군 구축함을 향해서도 미사일이 발사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후티는 이날 저녁 아덴만 남동쪽 111㎞ 해상을 지나던 마셜제도 선적의 영국 유조선 ‘말린 루안다’를 공격했다. 화주이자 운항사인 트라피구라의 대변인은 “우현 탱크에서 불이 났다”며 “(러시아에 대한) 주요 7개국(G7)의 제재에 따라 가격 상한선 이하로 구매한 러시아산 나프타를 싣고 있었던 선박”이라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도 “다수의 적절한 해군 미사일을 사용했다”며 유조선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인근에 있던 해군 함정이 피격을 당한 유조선의 조난 신호를 받고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미 해군 군함도 후티의 공격 표적이 됐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같은 날 “후티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아덴만에 있는 우리 구축함 ‘USS 카니호’를 겨냥해 대함 탄도미사일 한 발을 쐈다”며 “카니호가 미사일 격추에 성공했고, 부상자 등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후티는 이와 관련해선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튿날인 27일, 미국과 영국은 예멘 호데이다 라스이사 항구를 겨냥해 두 차례 공습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후티가 운영하는 매체인 알마시라TV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후티의 26일 유조선 공격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연대의 표현이라며 지난해 11월부터 홍해 및 인근 지역을 지나는 서방 국가의 상선과 군함을 수십 차례에 걸쳐 공격해 왔다. 미국은 이에 맞서 ‘홍해 안전 확보’를 위한 다국적 함대 연합을 출범시켰고, 이달 12일부터는 영국과 함께 예멘 내 후티 군사시설을 집중 공습하고 있다. 그러나 후티는 보복 의지를 밝히며 선박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어 홍해 일대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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