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원짜리 라면도 등장…'라면 맛집'으로 거듭난 편의점

입력
2024.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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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고물가 장기화로 매출 늘어
편의점은 PB라면 누가 더 싸게 내놓나 신경전

CU가 최근 출시한 880원짜리 컵라면 '880 육개장 라면'. BGF리테일 제공

CU가 최근 출시한 880원짜리 컵라면 '880 육개장 라면'.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에 초저가 라면 경쟁이 벌어졌다. 주요 편의점이 라면을 중심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에 나선 것이다. 고물가 시대 서민식품의 대표주자인 라면을 앞세워 가성비 높은 장보기 채널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으려는 모양새다.


싸고 재밌는 상품으로 시선몰이

GS25 모델이 자사의 자체브랜드(PB)상품 점보 라면 시리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GS25 모델이 자사의 자체브랜드(PB)상품 점보 라면 시리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이날 880원짜리 초저가 컵라면 '880 육개장 라면'을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GS25가 출시한 PB 컵라면 '면왕'(990원)보다 저렴하다. 비슷한 용량의 제조사 브랜드(NB) 용기면과 비교하면 가격이 약 20% 이상 낮아진다. 황보민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1,000원짜리 매콤어묵 삼각김밥에 880 육개장 라면을 함께 즐겨도 2,000원이 채 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CU가 초저가 컵라면을 내놓은 이유는 매년 라면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CU의 라면 매출 신장률은 2021년 8.6%, 2022년 25.6%, 2023년 23.7%로 성장해왔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데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알뜰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이유로 인기를 끈 GS25의 대형 컵라면 '점보라면'은 1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250만 개를 넘어섰다. 점보라면이 8인분인 걸 고려하면 양으로만 일반 컵라면 2,000만 개를 판매한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면왕은 가격은 낮추고 양은 늘리는 역(逆) 슈링크플레이션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석 달 동안 누적 판매량이 50만 개를 돌파했다. 이마트24의 '얼큰e라면'(컵라면 기준 800원)도 고물가 영향으로 1월 매출이 컵라면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4% 늘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가격은 낮추되 기본에 충실한 맛으로 호불호 없이 즐기기 좋아 꾸준히 고객 호응을 얻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자신만의 방식대로 갖은 식재료를 조합해 즐기는 모디슈머 고객이 늘면서 편의점은 이전에 없던 이색 라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CU는 최근 컵라면 '육개장'을 볶음면의 형태로 만들어 먹는 레시피에서 착안해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완제품 형태를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GS25는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이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자리 잡자 최근 겨울철 25만 개 한정판으로 '오모리깍두기설렁탕라면'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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