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첫 통합 '초기업 노조' 출범…4개사 1만5800명 가입

입력
2024.02.19 17:15
수정
2024.02.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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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가이드라인 폐지' 요구
삼전DX·삼디·삼성화재·삼바 노조 참여
삼성전기 노조도 합류 예정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초기업 노조' 출범식에서 홍광흠 위원장이 출범사를 말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초기업 노조' 출범식에서 홍광흠 위원장이 출범사를 말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삼성그룹 산하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초기업 노동조합이 19일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 계열사 노조들이 연대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통합 노조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업 노조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현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4개 노조가 초기업 노조에 참여한다. 최근 출범한 삼성전기 존중노조는 아직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았으나 규약 변경을 마치고 5월쯤 합류할 예정이다.

노조는 첫 번째 요구 사항으로 임금 가이드라인 폐지를 내걸었다. 노조 출범 선언문에서 "그동안 각 계열사의 업황, 인력구조, 사업이익과 별개로 획일적으로 통제받는 지금의 불합리한 노사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며 "동등한 관계 아래 유연한 노사 교섭을 통해 각사 실정에 맞는 임금, 복지, 근로조건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폭력적 노동 문화에서 탈피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명절 귀성여비도 통상임금 인정해달라...소송단 모집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초기업 노조' 출범식에서 홍광흠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초기업 노조' 출범식에서 홍광흠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초기업 노조가 출범한 배경은 노사 교섭력을 높이려는 목적이 크다. 노조법상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노사 교섭은 창구를 하나로 만들어 진행하는데 이때 조합원 수가 많은 노조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을 사업장이 선택할 수 있는데 일부는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노조를 대표 교섭 노조로 정해 모든 노사 교섭을 진행하는 승자 독식 구조로 운영한다.

초기업 노조 관계자는 "이번 초기업 노조 출범으로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교섭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기업 노조 조합원 수는 총 1만5,800여 명이다. 지부별로는 삼성전자 DX지부 6,100명, 삼성디스플레이 열린지부 4,100명, 삼성화재 리본지부 3,4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2,200명으로 알려졌다. 합류 예정인 삼성전기 존중노조 조합원 2,100명까지 포함하면 총 1만7,900명 정도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의 1만7,000여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임금 소송도 시작한다. 삼성전자 DX 노조는 이날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통상임금 소송에 참여할 소송단 모집을 시작했다. 2월 말까지 소송단을 모집한 뒤 3월 초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인데, 설·추석 귀성여비와 개인연금 회사 지원분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미 소송단 모집을 마친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화재 리본노조는 이미 지난 해 11월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비슷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고정시간외수당 및 교통비 외 △식대보조비 △개인연금 회사지원금 △손해사정사 실무수당 △설·추석 귀성여비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봤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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