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어준 조사서도 진다" "진짜 진다고 나오냐"... 심야 회의서 술렁인 민주당 지도부

입력
2024.03.04 12:00
수정
2024.03.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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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회의서 정청래, 김어준 조사 결과 언급
정 최고위원 측 "전달 받는 과정서 착오"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조사는 서울 영등포을
이 대표 "부족함에 대한 국민들 질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와 홍익표(왼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와 홍익표(왼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3일 밤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업체 조사에서도 당 지지율이 저조하다는 얘기가 나오자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극심한 공천 갈등에 휩싸이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거나 외면했다. 이제서야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최근 지지율 동향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회의 초반 정청래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꽃'에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곧 나오는데 서울 동작갑에서 우리가 10%포인트가량 지는 것으로 나올 것"이라고 운을 뗐다. '여론조사 꽃'은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회사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진짜 진다고 나왔느냐"고 되물었고, 서영교 최고위원 등 일부 회의 참석자들도 "동작갑과 여론조사 꽃 모두 우리가 유리한 곳인데 사실이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5주 차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40%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33%)을 7%포인트 앞섰다. 그간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던 조사 결과와 달리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상승세와 하락세가 뚜렷하게 갈린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저희들의 부족함에 대해서 국민이 질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중에서도 아마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정 최고위원 설명과 다르게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꽃 자체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민주당은 동작갑에서 42.5%를 기록해, 국민의힘(39.5%)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 측은 "전날 최고위 직전, 전화로 조사 결과를 전달 받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영등포을 지지율을 동작갑으로 전달 받았다"고 해명했다. 같은 조사에서 상황실장인 김민석 의원이 현역인 서울 영등포을은 민주당 36.2%, 국민의힘 47.4%로 10%포인트 이상 국민의힘이 앞섰다. 해당 조사는 2월 14~20일 동안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2만4,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혼용 ARS 자동응답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갤럽, 여론조사 꽃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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