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 당시 하마스의 성폭력 증거 확인"

입력
2024.03.05 08:26
수정
2024.03.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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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곳서 '믿을 만한' 근거 발견"
"본격 조사 필요"… 하마스는 부인

4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파손된 유엔 차량 옆에 서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4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파손된 유엔 차량 옆에 서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본토를 기습 공격할 당시 인질과 주민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볼 만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유엔이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분쟁 지역 내 성폭력 문제를 전담 조사하는 프라밀라 패튼 유엔 특사팀은 이날 24쪽 분량 보고서를 통해 "(2023년) 10월 7일 공격 당시 가자지구 외곽 지역 중 최소한 3곳에서 성폭행 및 집단 성폭력이 발생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패튼 특사는 "생식기 절단, 성적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 등 일부 형태의 성폭력을 암시하는 정황을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공습 지역에서 허리 아래로 완전히 옷이 벗겨진 여성 시신 여러 구가 발견됐고, 손을 결박당한 채 머리에 총탄을 맞은 상태였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또 습격 피해 현장 가운데 한 곳인 노바 뮤직페스티벌 현장과 그 인근에서도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고 패튼 특사는 언급했다.

특사팀은 올해 1월 29일부터 2월 14일까지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방문해 관련 기관과 33차례 회의를 여는 등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공격 당시 생존자, 목격자, 석방된 인질, 의료진 등 34명과 면담했고, 이를 통해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고 한다. 다만 특사팀은 성폭력의 전반적인 규모와 범위, 구체적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선 좀 더 본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은 개전 초기부터 인질에 대한 하마스 대원들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러한 의혹을 줄곧 부인하고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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