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잇는 홍해 해저 통신선 절단… 후티 반군이 끊었나

입력
2024.03.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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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케이블 3개 훼손… "트래픽 25% 영향"
서방은 '하마스 지원' 후티 반군 소행 의심
후티는 "미·영 탓"… 홍해 상선 타격은 계속

지난달 18일

지난달 18일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홍해 바닷속 통신케이블이 끊어져 이곳을 통과하는 인터넷 통신량의 4분의 1 가량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연일 홍해를 위협하고 있는 예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소행을 의심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홍콩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허치슨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H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홍해에 설치된 해저 케이블 3개가 최근 훼손돼 홍해를 지나는 인터넷 통신량의 25%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블은 '유럽 인도 게이트웨이' '아시아-아프리카-유럽 1' '시콤(Seacom)-TGN-걸프' 등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회선들이다. HGC는 트래픽 경로 변경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케이블 훼손 원인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후티의 소행을 지목하는 분석들이 나왔다. 앞서 후티는 지난달 텔레그램에 해저 케이블 경로 표시 지도를 게시한 뒤 "모든 대륙을 연결하는 인터넷선들이 근처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예멘은 전략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를 두고 예멘 정부는 "후티가 케이블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홍해 해저에는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6개의 주요 통신케이블이 묻혀있다. 지중해·인도양을 잇는 '관문' 홍해를 틀어쥐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해온 후티가 글로벌 무역 동맥에 이어 통신 동맥까지 손에 쥐고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후티 반군 정부 측은 이를 즉각 부인, 미국과 영국 해군의 군사작전 중에 케이블이 훼손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군이 통치하는 예멘 수도 사나의 교통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영미 해군의 예멘에 대한 적대행위로 인해 홍해의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으며, 국제 통신망 안전과 정보 흐름이 위태로워졌다"고 밝혔다.

이날 후티는 홍해와 맞닿은 아덴만에서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의 컨테이너선 'MSC 스카이 Ⅱ'에 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 이 중 1기는 빗나갔으나 나머지 1기는 배에 명중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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