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진격 앞두고… 독일, 라파에서 고아 70명 서안으로 대피시켜

입력
2024.03.13 07:48
수정
2024.03.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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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단체가 보호하던 2~14세 68명
서안 베들레헴 보호 시설로 이송

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지난 5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라파=로이터 연합뉴스

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지난 5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라파=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독일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 있는 고아 약 70명을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대피시켰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주재 독일대사관은 구호단체 ‘SOS어린이마을’이 보호하던 2~14세 어린이 68명과 직원 11명을 전날 라파에서 서안 베들레헴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 어린이들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 고아가 되어 구호단체 보호시설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 같은 대피 지원을 계획했다. 지난해 11월 SOS어린이마을이 먼저 독일 측에 지원을 요청했고, 독일은 이스라엘 국방부 및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협의 끝에 대피 계획을 수립했다. 독일대사관은 “아이들을 급박한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일 뿐, 영구적으로 옮기려는 시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구호 단체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가자지구에서 위험에 처해 있는 다른 모든 어린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대피 소식에 이스라엘 강경 우파는 반발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극우 세력이 “윤리적 실패”라며 이번 대피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지난 11일 시작된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기간 동안 이스라엘이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에 대비해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이라고 말했고, 로이터통신은 유럽연합(EU)이 이달 21, 22일로 예정된 EU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에 반대하는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도 라파 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전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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