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전력수요 37.3GW 역대 최저 예상…모든 발전원 출력제어 참여

입력
2024.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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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지난해 이어 봄철 전력수급 특별대책 발표
냉난방 안 하고 일조량↑…4월 셋째주 최저 전망
전력 수요-공급 불균형 대비 출력제어 선제 조치

올 1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올 1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1년 중 전기 수요가 가장 적지만 태양광 발전이 활발해 전기가 남는 봄철을 맞아 전국 모든 발전소의 발전원을 대상으로 출력 제어를 실시한다. 전력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발전소 출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전력 계통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원자력발전, 화력, 태양광 등 모든 전원 발전소가 출력 제어에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 유관 기관 관계자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력망 혁신 전담반(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봄 최저 전력 수요는 37.3기가와트(GW)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봄철 최저 전력 수요는 △2020년 42.8GW △2021년 42.4GW △2022년 41.4GW △2023년 39.5GW 등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봄철은 따듯한 날씨 때문에 냉난방용 전기 사용량이 적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새 지붕형 태양광 등 자가소비용 태양광 발전량이 빠르게 늘면서 기상 상황에 따른 전기 수요 및 발전량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태양광 설비용량 원전 넘어서… 전력 수급 대책 '전국' 확대

태양광 설비용량 및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태양광 설비용량 및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특히 최근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 발전 설비 용량이 커지면서 필요한 양보다 전력이 너무 많이 만들어져 전력 공급 및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새로운 과제가 됐다. 2013년 1.0GW였던 태양광 설비는 지난해 기준 원전 28기 규모인 27.9GW까지 늘어난 상태다. 전기는 수요보다 공급이 모자라도 문제지만 공급이 너무 많아질 경우 송·배전망이 감당하지 못해 대정전(블랙아웃)을 일으킬 수 있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맑은 날과 흐린 날 전력 수요 차이가 11.1GW로 7, 8개의 원전이 갑자기 꺼졌다 갑자기 켜져야 생길 편차"라며 "모든 발전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 등 주요 발전기 정비 일정 조정 △미세먼지 저감을 고려한 석탄단지 운영 최소화 △공공기관 자가용 태양광 운영 최소화 △수요자원(DR) 활용 등 안정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특히 제어가 쉽고 연료비가 비싼 유연성 전원인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력발전소 출력을 제어한 후 필요시 형평성 원칙에 따라 출력 조절이 어려운 원전과 신재생 등을 포함한 모든 전원으로까지 출력 대상 범위를 넓힌다.

봄·가을철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전력 시장 밖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들을 대상으로 전력이 남을 때 '출력제어 서비스 시장'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출력 제어가 예상될 때 전기 공급 입찰을 받고 가격을 적게 써낸 발전소부터 전기를 공급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은 "봄·가을철 (전력) 공급 과잉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 출력 제어 서비스 시장 개설 등 계통 안정화 조치 과정에서 전력 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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