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 같은 돈 안 받아" 日 전범 기업 찾은 강제동원 피해자 가족들

입력
2024.03.24 14: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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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변제 거부' 가족, 日 기업 방문 사죄 촉구
"단순 금전 취득 문제 아냐, 피해 인정·사과해야"

지난해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왼쪽)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가 강제동원 정부 해법을 규탄하고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왼쪽)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가 강제동원 정부 해법을 규탄하고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제3자 변제 방식’의 판결문 수령을 거부하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가족들이 일본 전범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사죄를 요구한다.

24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이춘식(일본제철 소송 원고) 할아버지의 장녀 이고운씨를 비롯해 고 정창희(미쓰비시 히로시마 소송 원고) 할아버지의 장남 정종건씨, 양금덕(나고야 미쓰비시 소송 원고) 할머니의 3남 박상운씨 등은 25일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후지코시를 찾아 사죄·배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가 아닌 가족들이 일본 전범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는 소송 원고 중 1명인 고 박해옥 할머니의 자녀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다.

이들은 전범 기업 방문 후에는 ‘강제 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주최로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가한다. 일본 국회의원과 언론, 시민 등에게 강제동원 피해자 현황을 알리기 위한 자리다.

고 정창희 할아버지의 아들 정종건씨는 “아버지는 이것이 단순히 금전의 취득이 아니라 내 눈앞에서 죽어간 억울한 동료들의 절규라고 하셨다”며 “저희 자식들은 아버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가 없는 제3자 변제라는 해괴망측한 돈은 절대로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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