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직원이 엄마 통장서 5000만 원 빼가" SNS 글 사실이었다

입력
2024.03.27 10:38
수정
2024.03.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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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원씩 수차례…보이스피싱인 줄"
직원은 "착오로 잘못 출금" 주장해
중앙회, 직원 직위해제 후 내부 조사

경찰 로고. 경찰청 제공

경찰 로고. 경찰청 제공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신입 직원이 고객의 통장에서 약 5,000만 원을 빼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27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입사한 지 3개월 차인 직원이 고객의 예금 통장에서 5,000여만 원을 횡령하다 적발됐다.

직원의 횡령 사실은 피해자의 자녀인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알려졌다. 25일 글을 올린 A씨는 "엄마가 5,000만 원이 출금됐다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당했다고 난리가 났다"면서 "당장 112에 신고하고 집에 갔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헬스장에 있던 어머니는 새마을금고 예금 통장에서 900여만 원씩 수차례 출금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자신도 몰래 출금이 됐다는 알림에 놀란 A씨의 어머니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계좌는 지급 정지 처리됐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 아니었다. A씨의 어머니는 경찰 신고 직후 "새마을금고 직원인데 잘못 출금했다, 사죄드리고 싶어 집 앞에 찾아왔으니 만나 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직원이 무슨 권한으로, 어떻게 고객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서 출금하겠느냐"고 했다. 이어 "엄마 휴대전화에 새마을금고에서 비밀번호를 변경했다는 안내 카톡이 와 있었다"며 "엄마는 그런 걸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신고한 경찰분들이 보이스피싱이 아니라도 해당 직원의 신원을 확인해야겠다고 했다"고 전말을 밝혔다.

경찰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실제로 이 직원은 횡령을 위해 고객의 예금 통장 비밀번호를 바꾸고, 변경에 필요한 신청 서류도 조작했다. 중앙회는 고객 통장에서 빠져나간 5,000만 원을 보존하고 직원의 직위를 해제했다.

이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본인) 어머니 통장에서 출금하려다 고객의 통장에서 잘못 출금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회는 해당 직원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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