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지원 그만"… 미 국무부 직원 또 사표

입력
2024.03.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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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인권 담당자 사표… "노력 무의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 일변도 정책에 반발, 직을 내던진 행정부 소속 직원이 또 등장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서 중동 인권을 담당해온 안넬 셸린(38)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 정책에 항의를 표하기 위해 이날 사임했다.

국무부에서 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인권 증진 업무를 맡아온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 정부 내에서 꾸준히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해왔다고 한다. 그는 WP에 "미국이 계속해서 이스라엘에 대량의 무기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무부 직원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항의를 표하며 그만둔 건 그가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무부 정치군사국의 의회 및 대외 업무 담당 과장으로 재직하던 조시 폴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국무부 외에 미 교육부에선 기획평가개발실 특별보좌관이었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타리크 하바시 가 지난 1월 같은 이유로 사표를 낸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래 이스라엘의 전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불어나는 등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불거지면서,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정부 내에서도 대(對)이스라엘 외교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무부 직원 100명이 "이스라엘은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메모에 집단 서명했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미 공군 소속의 현역 군인이던 에런 뷰슈널이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전쟁과 미국의 지원을 규탄하며 분신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자지구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자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있다. 특히 전쟁과 관련 이탈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되자 태도를 바꿔 이스라엘을 향해 민간인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며 경고의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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