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10년 만에 회장 승진

M&A와 기술 투자 진두지휘
최근 HMM 인수전 주도하기도

김남정 동원그룹 신임 회장. 동원그룹 제공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다. 2014년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동원그룹은 2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남정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동원그룹의 회장 자리는 2019년 김재철 명예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뒤 5년 동안 비어있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 신임 회장은 1998년 동원산업 영업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쳤고 미국 스타키스트(Starkist)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현 동원산업 지주 부문) 부사장 등을 지내며 경영 역량을 쌓았다.

부회장 승진 후에는 10년 동안 10개 이상의 인수합병(M&A)과 기술 투자에 힘을 쏟아 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최근 4년 동안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액은 1조3,000억 원이 넘는다. 동원그룹은 최근 김 신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해운사 HMM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동원그룹은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을 인수해 수산 식품에서 축산물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21년에는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2017년에는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물류 사업을 강화했으며 다음 달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 자동화 항만을 개장해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김 신임 회장은 "지난 50년 동안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