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 경상수지 10개월째 흑자... 여행수지 적자도 축소

입력
2024.04.05 15:00
수정
2024.04.05 15: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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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경상수지 68.6억 달러 흑자
63% 증가한 반도체 수출이 견인
여행 등 서비스수지 적자는 감소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반도체 수출 호조 덕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줄어들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열 달째 흑자인 데다, 흑자 폭도 1월(30억5,0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해 2월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 2월 누적으로는 99억 달러 흑자로, 상반기 198억 달러 흑자를 예상한 한은의 2월 경제 전망에 비해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품수지가 66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11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은 521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 늘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3% 늘어 2017년 12월(67.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메모리 가격이 상승했고, 전방산업에서 수요가 견조해 당분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은 전년 대비 12.2% 줄어든 455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소재와 제조장비 수입은 늘었지만, 에너지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2월보다 19.1% 감소했다. 특히 가스, 화학공업제품, 석탄 수입 감소율이 각 48.6%, 23.2%, 17.5%에 달했다.

월별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월별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비스수지는 17억7,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26억6,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우선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1월 14억7,000만 달러에서 2월 13억6,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겨울방학이 끝나 출국자 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특허·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증가해 지식재산권수지 적자(-4,000만 달러) 역시 1월(-5억2,000만 달러)보다 눈에 띄게 작아졌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를 내 경상 흑자에 기여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13억5,000만 달러에서 18억2,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한은은 3월에도 경상수지가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개선 흐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 등이 반영돼 상반기 중 증가세가 제약될 가능성도 있다. 송 부장은 “3월 들어 유가 상승세가 커지고 있는데, 유가는 통상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원유 도입 단가에 반영된다”며 “4월 이후 수입과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외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 지급 등 계절적 요인 영향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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