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격전지 '한강벨트·반도체벨트'... 패색 짙어진 여당

입력
2024.04.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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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출구조사서 한 곳도 우세 못해
민주당은 25곳에서 예측 1위 기록해

서울 용산의 강태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용산의 강태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수도권 격전지인 '한강벨트'와 '반도체벨트'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민심을 타고 승리를 거뒀지만, 불과 2년 만에 분위기가 뒤바뀐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반도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여당에 힘을 실었지만, 정권 심판론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대한 KBS 분석에 따르면 한강벨트 15곳(중성동갑·을, 용산, 광진갑·을, 마포갑·을, 양천갑·을, 영등포갑·을, 동작갑·을, 강동갑·을)과 반도체벨트 20곳(수원갑·을·병·정·무, 성남수정·중원·분당갑·분당을, 평택갑·을·병, 용인갑·을·병·정, 화성갑·을·병·정)에서 국민의힘은 단 한 곳도 우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강벨트 9곳(중성동갑, 광진갑, 마포갑·을, 양천갑·을, 영등포갑, 강동갑·을)과 반도체벨트 16곳(수원갑·을·병·정·무, 성남수정·중원, 평택갑·병, 용인갑·을·병·정, 화성갑·병·정)에서 출구조사 예측 1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한강벨트 6곳(중성동을, 용산, 광진을, 영등포을, 동작갑·을)과 반도체벨트 4곳(성남분당갑·을, 평택을, 화성을)은 경합 지역으로 나타났다.

한강벨트와 반도체벨트 모두 수도권 승리를 위해 여야가 사활을 기울였던 곳이다. 당장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한강벨트 15석 중에 14석, 반도체벨트 18석 가운데 15석을 석권하면서 단독 180석의 발판을 다진 바 있다. 반대로 2008년 총선에서는 한강벨트(13석)와 반도체벨트(14석)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각각 11석씩 차지하며 국회 과반인 153석을 챙길 수 있었다. 한강벨트와 반도체벨트에서 압승한 정당이 전체 승리까지 가져갔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그간 한강벨트와 반도체벨트에 화력을 집중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장 공들였던 지역이 반도체벨트였을 정도다. 실제 한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반도체벨트 핵심 지역인 수원과 용인을 각각 3번씩 찾았다. 국민의힘 영입인재 1호인 이수정 후보와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수원에 투입하며 공을 들였을 정도다.

민주당은 한강벨트에 사력을 다했다.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선 압승했지만,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에 패한 탓이다. 재건축·재개발에 관심이 높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에 예민한 '아파트 민심'도 민주당에는 불리한 부분이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여당의 4선 출신 나경원 후보와 맞붙은 류삼영 동작을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동작을에서만 6번 지원 유세에 나섰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 '정치 1번지'로 부상한 용산도 격전지역이었다. 관료 출신 강태웅 후보를 앞세운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출정식과 최종 유세를 모두 용산역 앞에서 열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국민의힘은 4선 현역 의원이자 대표적인 친윤석열(친윤)계인 권영세 후보를 앞세우며 의석 수성에 나섰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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