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장미란' 박혜정, 모친상 딛고 생애 첫 올림픽 진출 확정...한국신기록도 경신

2024 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 2위...합계 296㎏
1위는 中 리원원, 합계 325㎏

지난해 10월 전남 완도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여자 일반부 87kg급 결승에서 박혜정이 용상 2차 시기에 도전하고 있다. 완도=연합뉴스

'제2의 장미란'으로 불리는 한국 역도의 박혜정(21·고양시청)이 모친상을 당하는 큰 슬픔 속에서도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자신이 가진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는 뒷심도 발휘했다.

박혜정은 지난 10일 태국 푸껫에서 열린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30㎏, 용상 166㎏, 합계 296㎏을 들었다. 그는 지난해 5월 2023 진주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달성한 한국기록(인상 127㎏·용상 168㎏)보다 무게를 1㎏ 늘렸다.

이로써 박혜정은 2024 파리 올림픽 진출을 위한 랭킹 산정의 마지막 대회에서 체급당 국가별 1명에 주어지는 올림픽 티킷을 따냈다. 이번 IWF 월드컵에선 박혜정의 라이벌인 중국의 리원원이 인상 145㎏, 용상 180㎏으로 합계 325㎏을 들어 올려 우승을 차지했다. 박혜정은 2위에 랭크됐다.

박혜정은 파리올림픽에서 메달권이 확정적인 기대주다. '세계 최강' 리원원이 버티고 있지만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무난하게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혜정은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과 10월 아시안게임에서 연이어 우승해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이들 대회에선 리원원이 모두 불참했다.

다만 박혜정은 IWF 월드컵 개막 직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힘든 상황에서도 태국행을 결정했다.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매진한 박혜정은 한국 신기록 경신과 함께 끝내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한국 역도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 금맥이 끊긴 상태다. 당시 사재혁과 장미란이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2012 런던올림픽에서 노메달,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윤진희),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에 그쳤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