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오클랜드 공항이 '샌프란 공항' 된다? 공항 이름 바꾸는 사연은

입력
2024.04.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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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인근 도시 오클랜드 당국
공항명에 '샌프란시스코' 추가키로 의결
샌프란은 "상표권 침해, 소송할 것" 반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국제공항 이용객들이 12일 공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클랜드=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국제공항 이용객들이 12일 공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클랜드=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의 인접 도시 오클랜드가 지역 공항 이름 변경을 추진한다. 새 이름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오클랜드 국제공항'. 미국 서부 지역 대표 공항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수요를 가져오려는 취지인데, 샌프란시스코시가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실제 변경까지는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클랜드 항만위원회는 지난 11일 지역 내 '오클랜드 국제공항'(공항 코드 OAK)의 이름을 샌프란시스코 베이 오클랜드 국제공항으로 변경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인근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이름을 추가할 뿐 아니라 오클랜드보다도 앞세우겠다는 것이다. "더 많은 여행자에게 오클랜드 공항이 베이 지역(Bay area·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대를 아우르는 말) 내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잠재적으로 더 많은 직항 항공 노선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노선과 이용객이 늘면 시는 세수 확대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클랜드는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는 도시다. 오클랜드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샌프란시스코에 도달할 수 있어서 샌프란시스코에 직장을 둔 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내와의 거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공항 코드 SFO)과 오클랜드 공항 모두 16㎞로 같다고 한다. 오히려 오클랜드 공항과 더 가까운 샌프란시스코 지역도 적잖기 때문에 공항명에 샌프란시스코를 넣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게 시의 주장이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파란 원)과 오클랜드 국제공항(빨간 원)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돼 있다. 두 공항은 모두 샌프란시스코 중심을 기준으로 16㎞ 떨어져 있다. 구글 지도 캡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파란 원)과 오클랜드 국제공항(빨간 원)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돼 있다. 두 공항은 모두 샌프란시스코 중심을 기준으로 16㎞ 떨어져 있다. 구글 지도 캡처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시는 오클랜드시의 이 같은 주장이 "상표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클랜드시에 대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오클랜드 공항명이 바뀌면) 항공 승객들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공항 이름에 인근의 유명 도시명을 앞세워 덕을 보려는 시도는 오클랜드가 처음이 아니다. 플로리다주에는 올랜도시 소재의 '올랜도 국제공항' 외에도 '올랜도 샌퍼드 국제공항', '멜버른 올랜도 국제공항'이 있다. 올랜도는 "인근 도시인 샌퍼드와 멜버른이 공항 이름에 올랜도를 넣어 여행객들에게 혼선을 빚고 있다"고 오랜 기간 불만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멜버른은 원래 '올랜도 멜버른 국제공항'이었던 공항 명칭을 2021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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