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4개월이나 남았는데 "당대표 연임해야"...'이재명의 고민' 득일까 실일까

입력
2024.04.16 18: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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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2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2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계(친명)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전당대회까지는 아직 4개월이란 시간이 남아 있지만, 4·10 총선 압승과 함께 뚜렷한 당권 경쟁 상대가 없는 당내 1인자의 자리를 이미 굳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연임 당대표'의 전례가 없는 만큼 이 대표에게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이 대표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 연임 가능성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16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당내 통합 강화와 대여 투쟁을 확실하게 하겠다는 의미에서 대표직을 연임하더라도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8월에 열릴 새 당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 이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헌당규상 당대표직 연임이 가능은 하지만, 민주당 역대 당대표 중 연임을 한 인사는 없었다.

연임 필요성의 이유로는 역시나 총선 승리가 꼽힌다. 이 대표 리더십이 국민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에 175석 획득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논리다. 과반 의석을 무기로 향후 국정 주도권을 장악할 경우, 대권 유력주자로 일찌감치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날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하고 그 리더십에 이번 총선의 승리를 가져다 줬다"고 밝힌 박지원 당선자가 대표적이다.

거야(巨野) 정당을 이끌 사람으로 이 대표 외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도 있다. 친명계 당대표 후보가 난립할 경우 전당대회가 '집안싸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일부 친명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일찌감치 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대표 말고는 뚜렷한 당권주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이 대표 연임에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전례 없는 일인 데다가 친명 독주체제가 이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연임을 선언하면 또 사법 리스크와 사당화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당대표가 되더라도 대권주자로선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직을 떠나야 이 대표 특유의 '사이다 본색'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과거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처럼 정부여당과 강하게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 관계자는 "당대표는 발언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당대표를 떠나 선명성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민에 들어갔다. 전당대회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까지는 침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측은 "향후 정치 진로에 대해 어떠한 검토도 한 적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강진구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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