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이 먹고 결혼도 안 했냐"... 아직도 면접서 이런 질문을

입력
2024.04.23 15:08
수정
2024.04.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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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자체 위탁 노인복지관 채용 면접서
권익위 "피해자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해야"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면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면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위탁 운영하는 한 노인복지관 채용 면접에서 업무와 무관한 질문이 나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시정 조치를 명령했다.

23일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경기 지역의 한 노인복지관 기간제 근로자 모집 면접에 응시했다. 면접관은 A씨에게 면접에서 "그 나이 먹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뭐 했냐?"고 질문했다. 다른 면접자에게는 "인상은 좋은데 기가 세게 생겼다"며 외모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복지관 측은 해당 면접관의 부적절한 발언을 제지하거나 주의를 주지 않았다. 면접관의 질문에 모멸감을 느낀 A씨는 면접이 끝난 뒤에 복지관에 항의했으나 형식적인 사과만 받았다고 한다. 면접 과정과 복지관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A씨는 권익위에 고충처리 민원을 제기했다.

채용절차법 제4조의3에선 구직자에게 키, 출신 지역, 혼인 여부 등 업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권익위는 이 조항에 근거해 해당 지자체에 부적절한 질문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내 복지관에 채용업무 안내서를 전파하고, 자질을 갖춘 면접관을 위촉하도록 조치했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채용 면접관의 위촉 및 교육 등에 대한 지도 감독이 소홀했던 것 같다"라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들이 면접관 위촉 및 교육 등의 과정을 점검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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