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일본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책 확인"... 5년 반 만에 봉합?

입력
2024.05.20 16:27
수정
2024.05.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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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한일 군사 교류 재개" 보도
'초계기 위협 비행' 갈등 곧 봉합 전망

이종섭(왼쪽)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6월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기에 앞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종섭(왼쪽)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6월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기에 앞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일본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책을 확인하고 군사 교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갈등 발생 5년 6개월 만의 봉합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 장관과 일본 방위장관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회담을 갖는다.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에 맞춰 일본 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한 문서를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해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규범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 시 신호 규칙(CUES)'을 근거로 공해상에서의 비행·항해 자유와 안전 확인, 함정·항공기 접근 시 의사소통 철저 등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장관은 앞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 때 일본의 저공 위협 비행 갈등과 같은 상황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갈등은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2018년 12월 20일 동해에서 북한의 조난 어선을 수색하던 중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함정 근처에서 위협 비행을 하면서 벌어졌다. 일본 측은 한국 함정이 초계기를 향해 사격 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조준)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다'고 반박하며 갈등으로 번졌다.

당시 상황 덮고 재발 방지에 방점

일본 항공자위대 초계기가 2021년 9월 7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시 항공자위대 기후기지에 착륙 도중 활주로를 벗어나 주변 잔디밭에 바퀴 자국을 남기고 멈춰 섰다. 기후=교도 연합뉴스

일본 항공자위대 초계기가 2021년 9월 7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시 항공자위대 기후기지에 착륙 도중 활주로를 벗어나 주변 잔디밭에 바퀴 자국을 남기고 멈춰 섰다. 기후=교도 연합뉴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갈등을 매듭짓고 이 문제로 사실상 단절된 한일 군사 교류를 재개하는 데 뜻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 군과 자위대 간부의 상호 방문을 추진하고 양국 간 공동훈련 등으로 신뢰 관계 재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또 당시 상황에 대해 더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로 한미일 3국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을 고려해 과거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지향적 안보 협력에 집중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 군 당국이 그동안 진실 공방을 벌였지만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한일이) 방위 당국 간 최대 현안이었던 레이더 조사(저공 위협 비행) 문제를 일단락 짓고 안보 면에서 관계 정상화를 도모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요미우리 보도 관련 질문에 "지난해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고 그 연장선에서 지금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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