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태평양전선 미군 아이스크림 보급선

입력
2024.06.07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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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아이스크림의 역사

1801년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여성들의 캐리커처. 작자미상, Gallica Digital Library, 위키피디아

1801년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여성들의 캐리커처. 작자미상, Gallica Digital Library, 위키피디아

앞선 기사에서 클래런스 버즈아이의 발명으로 1930년에야 냉동식품이 처음 등장했다고 했지만, 아이스크림은 예외다. 국제유제품협회(IDFA) 자료에 따르면 BC 2세기 정복자 알렉산더가 눈과 얼음에 꿀을 섞어 먹었고, 네로 등 로마 여러 황제들도 산에서 눈을 가져오게 해 꿀과 과일주스 등을 섞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13세기 이탈리아 탐험가 마르코폴로가 극동지역에서 얻은 기술로 오늘날의 셔벗과 비슷한 레시피를 유럽에 소개해 왕실과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파티 문화에 흔적을 남겼다는 기록도 있다. 시칠리아인 포르코피오(Procopio)가 1660년대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파리 최초의 카페 ‘Café Procope’ 메뉴판에는 얼음에 우유 크림 버터 달걀을 섞은 음료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오늘날의 아이스크림과는 다른, 빙수에 가까운 디저트였다.

이견이 있지만, 알려진 바 최초의 아이스크림 상업 광고는 1786년 6월 7일 뉴욕 채텀스트리트 76번지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홀(Mr. Hall)이라는 이에 의해 시작됐다. 1777년 5월 한 제과업자가 뉴욕시 공보에 아이스크림 광고를 실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에도 아이스크림은 비싸고 진귀한 먹거리여서 서민들은 좀체 맛보기 힘들었던 듯하다.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1790년 한 해에만 약 200달러를 아이스크림 구입에 썼고, 1813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매디슨 대통령은 취임식 연회 디저트로 딸기 아이스크림을 선뵀다. 아이스크림은 19세기 단열 아이스박스 등이 발명되고 제조-유통 공정 등이 발달하면서 점차 대중화했다.
2차대전 전장의 미군들이 가장 반기던 보급품 중 하나도 아이스크림이었다. 미 국방부는 1945년 태평양 전선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잔뜩 실은 냉동 보급선을 띄워 전장 곳곳을 누비게 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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