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국서 SNS 여론 조작 시도하며 의원들 겨냥했다”

입력
2024.06.0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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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이 재외동포부가 정치 마케팅 회사 고용”
민주 의원들 타깃... “이 군대에 자금 지원” 촉구

해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해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 조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현직 미 연방의원들도 집중 겨냥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개설해 댓글 작업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이러한 SNS 공작을 주도한 곳은 ‘재외 유대인 관련 업무’를 맡는 이스라엘 재외동포부로 파악됐다. 재외동포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초기인 지난해 10월, 정치 마케팅 기업인 ‘스토익’을 고용했다. 이를 위해 예산도 200만 달러(약 27억 원)가 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 조작에는 엑스(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만든 가짜 계정이 활용됐다. 미국인을 가장해 이스라엘 입장을 대변하는 게시물 또는 댓글을 올린 것이다. 생성형 AI 대표격인 오픈AI의 챗GPT까지 동원됐다고 한다.

특히 미국 의원 10여 명도 ‘주요 표적’이 됐다. NYT는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 등 주로 민주당 의원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스라엘군을 위해 자금 지원을 계속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스라엘 재외동포부의 전현직 직원들과 관련 서류로 확인한 사실”이라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움직이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극명히 보여 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SNS 여론 공작은 이미 오픈AI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보고서에 담겼던 내용이다. 다만 ‘타깃’이 된 미국 의원 명단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 재외동포부는 NYT에 “스토익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토익은 의혹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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