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어떻게..." 묻자 이창용 "내릴 거라고 크게 기대하진 마시라"

입력
2023.07.14 13:00
수정
2023.07.14 17:5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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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밝혀
한은 총재가 꼽은 금리 인하 불가 이유 3가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금리) 내릴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의 효과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그는 '실망스러운 뉴스'라고 운을 띄운 뒤 "물가상승률이 다음 달까지는 2.7% 아래 있겠지만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3%로 올라갈 수 있다"며 "한은이 목표하는 물가상승률은 2%대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통화 정책이 돼 거시 정책의 틀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①인플레이션이 꺾일지 확신이 없고 ②미국이 앞으로도 (금리를) 두 번 정도 더 올릴 수 있어서 우리가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격차가 커지고 결국 외환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③가계부채 문제도 이유로 들었다. 그는 "금리를 3.5%로 내렸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올릴 것인지 아니면 더 내릴 것인지 이런 것을 고민해 봐야 하는 상황인데 당분간 이걸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내릴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마시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서귀포=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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