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복 대응 방식 결정"... 친이란 무장단체 "미군 공격 멈추겠다"

입력
2024.01.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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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3명 사망 사태' 관련, 이란 책임론도 거론
백악관 관리 "단계별 행동"... '여러 번 공습' 시사
카타이브 헤즈볼라 "미군 대상 군사 작전 중단"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의 사망을 낳은 친이란 무장세력의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보복 대응 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여러 차례의 공습’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만간 미국의 보복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해당 공격 배후로 지목된 친이란 무장 단체는 “앞으로 미군을 겨냥한 군사 작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군에 대한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했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27일 요르단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습으로 미군 3명이 숨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튿날 보복을 선언했으며, 그동안 그 형태와 수위를 고민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책임론도 언급했다. ‘이란이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라는 물음에 그는 “이란이 공격자들에게 무기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난 이란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란 정부와 이 문제를 두고 직접 대화할 것이라면서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것(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의 보복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미 백악관 당국자는 ‘다수의 공습’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발언 취지와 관련, 미국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미국은 이런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계별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단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여러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대원이 지난 26일 이라크 힐라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힐라=로이터 연합뉴스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대원이 지난 26일 이라크 힐라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힐라=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이라크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역내에서 미군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전날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 3명 사망을 초래한 공격 주체에 대해 “우리는 IRGC가 지원하는 민병대라는 것을 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흔적도 있다”고 말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이번 발표는 일단 ‘우리는 미국과의 충돌 격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만들어 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불신감을 드러내며 보복 방침을 재확인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코멘트할 게 없다”며 “내가 알기로는 1월 28일 후에도 공격 3건이 있었는데,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시간에 우리가 택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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