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어치 포토카드 뿌리는 BTS, 헤쳐 모인 마마무…잼버리 구원투수 'K팝'

입력
2023.08.11 12:57
수정
2023.08.11 14:48
구독

잇단 잡음 속에 11일 막 올리는 잼버리 K팝 공연 이모저모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잼버리 대원에겐 그룹 방탄소년단의 포토카드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연합뉴스·하이브 제공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잼버리 대원에겐 그룹 방탄소년단의 포토카드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연합뉴스·하이브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대신 방탄소년단의 '사진'이 간다. 그룹 마마무는 각기 다른 소속사에서 헤쳐 모인다. 또 다른 그룹 아이브는 예정된 일정을 포기하고 무대에 오른다. 정부가 졸속 운영으로 온갖 논란을 빚은 행사를 민간의 K팝을 동원해 수습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11일 공연 준비 상황이다.


상임에 뿌려질 4만3000개의 'BTS 포토카드'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하이브는 조직위원회에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의 초상이 각각 담긴 포토카드 세트 4만3,000개를 보냈다. 약 8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사진은 행사에 참여하는 잼버리 대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된다.

그룹 방탄소년단 포토카드 세트. 하이브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포토카드 세트.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은 진과 제이홉이 군에서 병역을 이행하고 있고,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라 잼버리 공연 참여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의 잼버리 K팝 공연 출연을 국방부에 요구하자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정부의 강압적인 요구에 따라 K팝 공연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퇴행이자 '공권력 갑질'"이라고 반발했다. 밖에서 불거진 예상치 못한 잡음에 부담을 느낀 하이브가 방탄소년단 사진으로라도 행사의 지원을 결정한 게 아니겠느냐는 목소리가 K팝 업계에서 나온다. 하이브 관계자는 "한국을 찾은 150여 개국 4만여 명의 대원들이 K팝 문화를 가까이서 느끼고 경험하실 수 있도록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룹 마마무. RBW 제공

그룹 마마무. RBW 제공


'이게 가능해?' 마마무 출연 어떻게 이뤄졌나 했더니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등으로 위기가 속출했던 잼버리 K팝 공연은 각기 다른 소속사로 뿔뿔이 흩어진 K팝 아이돌까지 불러 모았다. 마마무는 네 멤버가 모두 이날 공연에 선다. 솔라와 문별은 RBW 소속이고, 휘인은 더라이브레이블에 몸을 담고 있다. 화사의 소속사는 피네이션이다. 이렇게 각기 다른 세 소속사에 속한 K팝 아이돌이 그룹 앨범 활동 기간도 아닌데 한데 모여 일정을 소화하기는 이례적. 마마무 멤버 두 명인 솔라와 문별로 구성된 마마무 플러스는 잼버리 K팝 공연 때문에 기존에 잡혀 있던 팬 사인회 일정까지 미뤘다. K팝 팬들도 놀라는 눈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이게 되네' 등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마마무의 깜짝 출연은 이 공연 주관 방송사인 KBS 측의 섭외로 이뤄졌다. KBS는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 제작진을 동원해 잼버리 K팝 공연을 꾸리고 있다.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부와 KBS가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 아이브. YJ파트너스 제공

그룹 아이브. YJ파트너스 제공


아이브는 어떻게 하루 만에 등장했을까

애초 일정 문제로 출연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진 그룹 아이브도 이날 잼버리 K팝 무대에 오른다. 문체부가 9일 발표한 잼버리 K팝 공연 명단에 빠져 있던 아이브는 하루 뒤인 10일에 갑자기 포함됐다. 수개월의 일정이 미리 꽉 짜인 K팝 간판 아이돌 그룹이 단 하루 만에 일정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10일 "아이브가 6일 공연의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일정을 조정하여 자발적으로 이 공연에 출연키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동원한 게 아니라 아이브 측이 자발적으로 잼버리 K팝 공연 출연을 결정한 것을 강조한 것이다.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기존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잼버리 K팝 공연에 출연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공교롭게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모기업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카카오는 총 판매가 10억 원에 이르는 4만 3,000여개의 캐릭터 상품을 잼버리 대원들에게 선물한다고 이날 밝혔다.

혼란 속에 준비된 잼버리 K팝 공연은 이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여 동안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공연엔 뉴진스와 NCT 드림 등 19개 팀이 출연한다. 관람석은 총 4만3,000여 석이 준비됐다. K팝 공연과 폐영식이 함께 이뤄지는 이날 행사의 교통 대란을 우려해 서울시는 오후 2시부터 행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11시까지 마포구 상암동 구룡사거리~경기장사거리 양방향 차량 운행을 통제한다.

양승준 기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